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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플라톤의 《국가》요약

by veritas79 2021. 4. 13.


플라톤의 《국가》

 

플라톤의 철학은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삶과 죽음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다. 소크라테스는 생전에 그의 명의로 된 저술을 남기지 않았지만, 일생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그의 사상을 설파했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와 동시대인으로 태어나게 해준 신에게 최고의 영광과 찬미를 바칠 정도로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사랑했다. 그중 '국가'는 플라톤 철학을 집대성한 정치철학고전으로 현재에도 정치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이 깊은 깨우침을 얻기 위해 선택하는 고전이다.

 

 

동굴 속의 인간

 

한 인간이 동굴 안에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그 인간은 목숨이 다 할 때까지 동굴의 벽면을 볼 수밖에 없도록 줄로 묶여있다. 그리고 그 인간의 등 뒤에는 입구가 있고 그 입구에 불이 있으며 불과 등 사이에서 여러 가지 형상의 물체가 움직인다. 이 동굴에서 인간은 평생 동안 동굴의 벽면에 비친 물체의 그림자만을 볼 수밖에 없으며, 동굴 밖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은 그 그림자가 물체의 실재라고 믿는다. 이들은 물체의 실제 형상을 본 적도 없고 볼 수도 없기 때문에 본인이 지각하는 모습이 곧 실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비유를 들어 쉽게 설명해준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의하면, 인간은 실제로 동굴 속에 묶여있는 사람처럼 물체의 본질과 실재가 아닌 불완전한 현실만을 마주하고, 오로지 사유를 통해서만 이데아를 경험할 수 있을 뿐이다.

 

트라시마쿠스와 글라우콘

 

기본적으로 '국가'의 본문은 트라시마쿠스와 글라우콘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두 사람은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가지고 열렬히 토론을 한다. 트라시마쿠스는 정의란 강자의 이익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즉, 정의는 강력한 권력을 가진 강자가 다수의 합의를 무시한 채 강자의 이익을 위하여 일방적으로 설정한 강제적 규칙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편 글라우콘은 정의로운 행위의 동기는 오직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누군가 불의를 행하면 자신에게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즉, 불의는 단순히 자신에게 불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불의를 없애기 위한 사회적 제재로서 인간은 정의를 강구하는 것이다.

 

 

세 가지 계층

 

플라톤은 국민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통치자, 보조자, 그리고 노동자가 그것이다. 세 가지 유형은 각각 저마다의 고유한 역할을 부여받았다. 이중 통치자와 보조자를 합쳐서 수호자라 일컫는다. 통치자들은 정치권력을 가지고 국가적인 차원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보조자들은 통치자들의 국가경영을 보조하고 적군의 외부적 침입과 위협을 막아내어 국가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수호자에 해당하지 않는 유형인 노동자들은 단순한 노동업무를 수행함으로써 국가와 시민을 위한 기본적 생필품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데 플라톤은 이들 중 노동자를 제외하고, 수호자들을 위주로 저서를 집필했다. 그러나 플라톤이 수호자들에게 무한한 혜택이나 특권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수호자들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 현실에서는 그 실현가능성이 전혀 없을 정도로 특히 수호자들에게 여러 가지 엄격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호자들은 자신들의 사유재산을 소유할 수 없으며, 그들은 자녀들을 직접 양육하지 못하고 모두 국가가 관리하는 보육원에서 공동으로 관리된다. 또한 지배계급에 해당하는 통치차들은 부인까지 서로 공유해야 했다. 이들은 나아가 사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의 영역에 있는 성관계의 상대까지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다. 플라톤이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제약을 수호자들에게 가한 이유는 수호자들이 가족 간의 사사로운 정에 의하여 국가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혼의 세 부분

 

플라톤은 국민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눈 것처럼 영혼도 세 가지 부분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플라톤은 영혼의 세 부분으로 이성, 기개 그리고 욕망을 제시한다. 이중 이성의 역할은 통치자처럼 사적 이익이나 본인이 속한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선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성은 국가의 목적과 공동체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유일최선의 방법을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그 자체로서 진리에 대한 사랑을 내포하고 있다. 기개의 역할은 일정한 훈련을 받고나서 용기로 승화되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여기서 용기는 국민의 세 유형 중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보조자들의 역할에 상응하는 역량이다. 즉, 보조자들은 반드시 용기의 덕목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이러한 덕목을 갖춤으로써 보조자의 본래적 목적인 국가와 국민의 수호를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욕망은 인간이 가진 순수한 원초적 욕구이다. 이러한 욕구는 일반적으로 노동자들의 역할에 해당한다. 이렇게 영혼의 세 부분은 이성의 전체적인 통솔을 받아 각각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조화롭고 질서정연한 상태를 유지한다.

 

 


정의로운 국가와 개인

 

플라톤이 묘사하는 이상국가는 절대적이고 완전하다. 그가 제시하는 이상국가는 지혜, 용기, 절제, 정의를 모두 소유하고 있는 공동체이다. 통치자들은 지혜를 바탕으로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보조자들은 용기를 바탕으로 국가을 보호하며, 대다수의 무절제한 욕망은 자기절제를 통해 통제된다. 각각의 성질들이 조화롭게 실현되면 비로소 국가에 정의가 확립된다. 그리고 플라톤으 이렇게 이상국가가 네 가지 미덕을 보이는 것처럼 한 명의 개인도 지혜, 용기, 자기절제의 덕목을 필요로 하며 정의는 개인의 각 덕목의 조화를 이룸으로써 실현될 수 있음을 설파했다.

 

고귀한 거짓말

 

플라톤은 국가주의적 통치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국가의 존속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국가에 대한 충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플라톤이 행사한 방법은 시민들의 충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금속의 신화'라는 고귀한 거짓말을 제시한 것이다. 플라톤이 제시한 금속의 신화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대지의 어머니로부터 선험적으로 특정한 금속의 성분을 지닌 채 태어난다. 하지만 각 계층의 일원이 가진 금속의 성분은 다르다. 통치자들은 금을, 보조자들은 은을, 그리고 노동자들은 동과 철을 가지고 태어나며, 각자는 모두 자신의 성분과 위치에 맞게 자신의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결정된다. 즉, 플라톤은 고귀한 거짓말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특정한 계층과 역할을 부여하고, 이를 정당화함으로써 시민들에게 국가에 대한 충성을 사회적으로 강제하는 것이다.

 

예술과 모방

 

플라톤은 예술을 철저히 배격했다. 예술은 플라톤이 제시한 이데아와는 거리가 아주 먼 현실을 모방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예술작품 중 일차적인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모방에 대해서 한 번 더 모방하는 예술을 모두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러한 예술이 바로 다양한 종류의 '시'이다. 플라톤에 의하면 모방예술은 실재 그 자체가 아니라 실재를 재현하는 예술이므로 인간을 이데아의 세계로부터 멀어지도록 만들고, 인간의 감성적인 부분을 자극한다. 즉, 모방예술은 궁극적으로 인간이 이데아에 다가가는 것을 방해하며, 오로지 경험적 차원의 현상만을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술작품은 국가적 차원에서 제재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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